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질병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진단을 받기 수개월 혹은 수년 전부터 미묘한 행동 변화와 습관의 변형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너무 작고 익숙한 일상 속에 숨어 있어, 주변 사람들조차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뇌기능 저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일상 습관에서 나타나는 위험 신호들을 조명합니다.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함으로써 조기에 치매를 의심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예방보다 더 중요한 ‘조기 인지’의 핵심 포인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본문
1. 아침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경우
한 사람의 아침 루틴은 매우 규칙적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수, 옷 입기, 아침 준비 등의 기본 동작이 부자연스럽고 느려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전에 20분이면 끝났던 아침 준비가 1시간 가까이 걸린다면 인지 기능 저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일정이나 약 복용 시간을 자주 잊는 경우
치매 초기에는 시간과 관련된 인지 능력이 서서히 약해집니다. 가족이나 지인의 생일, 약 복용 시간, 병원 진료 예약 등 중요한 일정들을 잊어버리는 빈도가 높아진다면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라 단기 기억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냉장고에 어울리지 않는 물건을 넣는 습관
치매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습관 중 하나는 물건을 비논리적인 장소에 놓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 리모컨, 지갑을 냉장고 안에 넣거나, 양말을 찬장에 보관하는 식의 행동은 인지 체계가 어긋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4. TV를 보며 줄거리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이전에는 잘 보던 드라마나 뉴스를 보면서도 등장인물의 관계를 헷갈리거나 이야기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는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특히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조기 진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식사 후 설거지를 잊거나 음식을 가스불 위에 올려둔 채 자리를 뜨는 경우
부엌에서의 습관은 치매 조기 발견의 ‘핵심 단서’입니다. 조리 도구를 꺼내 놓고 사용하지 않거나, 물을 올려놓고 끓이는 걸 잊고 외출하는 행위는 흔한 초기 징후입니다. 반복되는 경우 반드시 가족이 관찰해야 합니다.
6. 자주 사용하는 단어 대신 ‘그거’, ‘이거’ 등 대체어 사용 증가
언어 능력은 치매 초기부터 가장 뚜렷하게 변화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평소 표현력이 풍부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명확한 단어 대신 ‘그거’, ‘저거’ 같은 포괄적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언어 인지 능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7. 익숙한 장소에서도 방향을 헷갈리는 현상
단순한 길치가 아닌, 반복적으로 다닌 장소에서 방향을 혼동하거나 엉뚱한 길로 들어가는 행동이 보인다면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슈퍼나 병원처럼 일상적으로 방문하던 장소에서 "이쪽이 아니었나?"라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있다면 인지 장애의 초기 가능성이 있습니다.
✅ 결론 및 실천 조언
치매는 조기 발견이 가능하며, 발견 시기와 대응 방식에 따라 진행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생활 습관 속의 위험 신호 7가지는 의료기기가 아니어도 가족이나 본인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만약 이러한 변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기록을 해 두고, 치매안심센터 또는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환자와 가족 모두가 보다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