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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지장애 환자와 병원에 동행할 때 유의사항

by info-abc1 2025. 7. 11.

치매·인지장애 환자와 병원에 동행할 때 유의사항

치매 환자 병원 동행 시 꼭 알아야 할 유의사항과 심리적 케어 요령

 

치매나 인지장애를 가진 어르신은 낯선 병원 환경에서 강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긴장이 아니라, 지남력 장애로 인한 혼란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병원에 가는 길부터 진료실까지, 가능한 익숙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주 이용하던 병원, 익숙한 경로를 따라가며 사전 설명을 반복적으로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10시 진료에 맞춰 서울 ○○병원에 가는 날이에요. 친절한 김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거랍니다"와 같이 짧고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옷차림도 편안하고 친숙한 것으로 준비하고,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보다는 예측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동행 시에는 항상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신체 접촉을 통해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이동 중 불안해 할 경우에는 주변 풍경이나 계절 이야기 등으로 마음을 돌려주는 대화가 도움이 됩니다.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르신이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름과 존칭을 활용한 따뜻한 호칭 사용

 

치매 환자와의 대화에서 '어르신'이라는 추상적 표현보다 "홍길자 어머님"과 같은 구체적인 이름과 존칭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신뢰감을 높이고, 대상자 본인의 존재감을 인식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의사소통 시에는 항상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를 지어주는 비언어적 표현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 환자는 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질문 후 바로 다음 말을 이어가기보다는 충분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예,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중심으로 하고, 그림판이나 문자판, 또는 실물 사진을 이용한 설명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르신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손짓이나 눈짓 같은 비언어 표현을 잘 읽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며, 때로는 그저 곁에서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줍니다.

 

 

치매 환자의 세상은 느리고 반복적입니다. 우리의 대화도 그 흐름에 맞춰져야 하며, 다정하고 일관된 말투는 그 자체로 심리적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시간·장소 인식을 돕는 생활 습관화

 

치매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가 아닌,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는 ‘지남력 장애’가 동반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현재'를 자주 인지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병원에 갈 때는 “지금은 아침 9시예요. ○월 ○일 수요일이에요”와 같이 현재 시간을 반복해 말해주고, 병원 앞에 도착하면 “여기가 ○○병원이에요. 예전에 감기 때문에 오셨던 곳이죠”처럼 연결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방식이 좋습니다.

 

집에서는 벽걸이 달력, 큰 숫자의 시계, 오늘 날짜가 적힌 메모지 등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는 것이 좋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는 이름표를 붙이거나 사용 순서를 시각 자료로 만들어 제공하면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대상자가 스스로 물건을 찾지 못하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화내거나 "전에 말했잖아요"라고 반응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같은 대답을 부드럽게 반복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잠깐 헷갈릴 수 있어요. 지금은 ○○ 시간이랍니다"라고 말하며 현실로 이끌어주는 태도가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병원 진료 시 낯선 환경에서 어르신이 느끼는 혼란을 줄여줄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혼란과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진료 후 심리적 안정을 돕는 마무리

진료가 끝난 뒤 병원을 나서는 순간은 동행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낯선 공간에서 긴장을 유지한 어르신은 진료가 끝났음에도 불안감을 그대로 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진료 잘 받으셨어요.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 맛있는 점심 먹으러 가요"처럼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말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귀가하는 길에는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정리해 설명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김 선생님이 다음 주에도 다시 보자고 하셨어요. 약도 잘 챙겨드릴게요”와 같은 말은 예측 가능한 미래를 보여주는 동시에 환자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 진료 기록, 복용 약 정리 등은 동행자가 확실히 정리해두어야 하며, 다음 병원 방문 일정도 일찍부터 반복적으로 안내하여 일상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매 환자를 보호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입니다. 반복되는 질문, 기억의 혼동, 감정 기복 속에서도 조급함보다 ‘이해’와 ‘공감’을 갖고 함께 병원에 다녀온다는 마음이 동행에서 가장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