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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지장애 환자와 병원에 갈 때 꼭 해야 하는 일: 사소하지만 중요한

by info-abc1 2025. 7. 10.

치매·인지장애 환자와 병원에 갈 때 꼭 해야 하는 일: 사소하지만 중요한

 

 

 

 

 

병원 방문 전 준비는 사소하지만 중요합니다

 

 

치매나 인지장애가 있는 어르신과 병원에 가기 전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병원 동행이 단순한 외출이 아니라 ‘불안한 환경에의 노출’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르신에게 병원 방문 사실을 사전에 알리는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이동하게 되면 혼란이나 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당일 아침보다는 하루 전부터 “내일 ○○병원에 가요. 선생님을 다시 만나야 하거든요”라고 예고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 중인 약, 증상의 변화, 평소와 다른 이상 행동 등을 메모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료진에게 어르신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대신 설명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보를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병원 예약 시간보다 여유 있게 출발해 도착 후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어르신이 불안하지 않도록 음료나 간단한 간식, 얇은 담요 같은 개인 용품도 준비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병원 내에서 대기하는 동안 낯선 사람이나 소음, 조명 등으로 불안해질 수 있으므로 이어폰에 익숙한 분이라면 음악을 틀어주거나 부드러운 말로 계속 옆에서 안심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진료 중에는 환자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진료실 안에서는 치매 환자의 보호자나 동행인이 ‘대변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치매나 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은 자신의 증상이나 고통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의 행동 변화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 밤에 자꾸 돌아다니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해요” 또는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젓가락을 놓고 멍하게 있어요” 같은 구체적인 예시를 드는 것이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진료 중 어르신이 말을 중간에 멈추거나 잘못된 정보를 말하더라도 이를 바로잡기보다는, 일단 어르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의료진에게는 미리 보호자와 환자의 역할 구도를 알려드리면 자연스럽게 보호자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또한 복용 약이 바뀌거나 진단명이 추가되었을 때는 반드시 정확히 확인하고, 복용 시간과 방법, 주의사항을 메모하거나 녹음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의료진이 어르신에게 직접 질문을 할 때는 동행인이 대신 끼어들지 말고, 어르신이 말을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간자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어르신이 환자가 아니라 ‘존중받는 사람’으로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진료 후 안내와 귀가 시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진료가 끝났다고 해서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진료 이후의 시간은 치매 환자에게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나서는 순간부터 귀가까지 더욱 세심한 안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 다 끝났어요. 약을 받고 집으로 가요” 같은 짧은 설명을 반복적으로 해주면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병원 내 약국이 있는 경우와 외부 약국을 이용해야 할 경우, 동선이 바뀌면 갑작스런 불안이 생길 수 있으니 이동 전에 충분히 설명해주세요.

 

약을 수령할 때는 복용 방법을 반드시 보호자가 확인하고, 가능한 경우 복약지도서를 따로 요청해서 집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귀가 후에는 진료와 관련된 내용을 다시 정리해 주고, 필요한 경우 가족들과도 공유하여 다 같이 어르신을 돌볼 수 있도록 협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병원에서 받은 인상, 어르신의 감정 상태, 낯선 환경에 대한 반응 등을 메모해 두면 다음 병원 방문 시 더욱 수월한 동행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주 가는 병원이 아니라면 위치, 동선, 대기 시간 등을 정리해두는 것도 유용합니다. 이러한 사후 관리까지 포함되어야 진정한 병원 동행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의 ‘안전한 동반자’가 되는 마음가짐

 

병원에 함께 가는 일은 단순한 동행을 넘어선 ‘심리적 보호자’의 역할입니다. 반복되는 질문, 엉뚱한 말, 비논리적인 행동이 보이더라도 그것은 치매라는 질병의 표현일 뿐,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짜증을 내기보다는 “괜찮아요. 다시 한 번 설명드릴게요”라는 말이 어르신에게는 위로이자 안정이 됩니다.

 

특히 병원 진료라는 익숙하지 않은 절차 속에서 어르신이 느끼는 두려움은 상상 이상일 수 있습니다. 이때 보호자는 “내가 옆에 있어요. 안전해요”라는 메시지를 눈빛과 말투, 손길로 계속 전해주어야 합니다. 치매는 느린 질병이고, 병원 동행은 그 시간을 함께 걷는 여정입니다. 매 순간을 예측할 수 없지만, 함께하는 태도는 언제나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병원 동행은 어르신을 위한 일이지만, 동시에 보호자 스스로를 위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돌봄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혼자 감당하지 말고, 가족이나 지역 자원, 방문간호서비스 등과 연계해 돌봄의 틀을 확장해 나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함께하는 동행’이 되어야 병원 방문도, 치매와의 싸움도 덜 힘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