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건강을 위한 식단,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치매 예방과 인지 기능 유지를 위해 ‘무엇을 먹느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거나 영양제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먹는 식사 자체가 뇌를 위한 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특정 식습관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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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 식단은 각기 다른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공통적으로 식물성 식품, 건강한 지방, 통곡물, 저염 식사를 강조하며, 뇌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두 식단의 장점을 조합한 **MIND 식단(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발표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중해식과 DASH식은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지중해식 식단: 뇌에 좋은 자연 그대로의 식사
지중해식 식단은 이름 그대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지역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먹던 식생활을 말합니다. 이 식단의 핵심은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생선, 올리브유 등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식재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적당한 양의 유제품과 적포도주(선택적 섭취), 그리고 가공식품이나 붉은 고기 섭취는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식단은 항산화 물질과 불포화지방산, 섬유질, 비타민이 풍부해 혈관 건강, 심장 질환 예방, 염증 억제에 효과적이며, 이는 곧 뇌혈류를 원활하게 하여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올리브유에 포함된 폴리페놀, 생선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 그리고 채소와 과일의 항산화 성분은 뇌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맛과 영양, 그리고 뇌 건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식사 방식입니다.
DASH 식단: 혈압과 뇌를 함께 지키는 식습관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은 원래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이 개발한 식단입니다. 이 식단은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칼슘·마그네슘 섭취를 늘려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고혈압이 치매의 위험 인자 중 하나라는 점에서, DASH 식단 역시 뇌 건강에 효과적인 접근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DASH 식단은 하루 섭취하는 나트륨 양을 1,500~2,300mg 이하로 제한하고, 과일, 채소, 저지방 유제품, 견과류,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권장합니다. 포화지방과 설탕, 가공식품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입니다. 특히 DASH 식단은 혈압 조절 외에도 혈관의 염증을 줄이고, 뇌졸중 위험을 낮추며,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뇌는 혈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관이므로, 혈관 건강을 지키는 식단이 곧 뇌를 지키는 식단이 됩니다.
지중해식+ DASH식 = MIND 식단, 일상에서 실천하기
지중해식과 DASH 식단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것이 바로 MIND 식단입니다. 이는 치매 예방에 특화된 식이요법으로, 2015년 미국 러시대학교 연구팀이 제안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MIND 식단을 성실히 실천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최대 53%까지 감소했으며, 부분적으로만 실천한 경우에도 평균 35%의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MIND 식단의 핵심은 10가지 권장 식품과 5가지 제한 식품을 구분해 식단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권장 식품에는 녹색 잎채소, 다른 채소류, 견과류, 베리류(특히 블루베리), 콩류, 통곡물, 생선, 가금류, 올리브유, 적포도주가 포함되고, 피해야 할 식품에는 붉은 고기, 버터, 치즈, 패스트푸드, 튀김류가 포함됩니다.
일상 속에서는 하루에 한 끼라도 샐러드와 통곡물 밥을 곁들인 식사로 바꿔보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생선을 챙기고, 간식으로 과자 대신 견과류나 블루베리를 선택하는 등의 작은 변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식단보다 지속 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식습관의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