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위한 운동, 정말 따로 있을까요?
운동은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몸을 위한 운동이 곧 뇌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특히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유지를 위해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뇌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브레인 피트니스’라는 개념이 점점 주목받고 있습니다.
브레인 피트니스는 말 그대로 뇌를 단련하는 신체적·인지적 활동을 통합한 개념입니다. 단순히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이 아니라,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 공간지각력 등 다양한 인지 능력을 자극하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다시 말해 뇌를 사용하게 만드는 운동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뇌 건강을 위한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운동 중 어떤 것이 뇌에 더 좋은지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 뇌세포를 깨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
많은 연구에서 유산소 운동이 치매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 유형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계단 오르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장 박동을 높이고,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 산소와 영양 공급을 활발하게 해줍니다. 이로 인해 해마(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뇌세포를 보호하는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분비가 촉진됩니다.
특히 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치매 발병 위험이 30~40%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침마다 30분 산책을 하거나, 집 앞 공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뇌 건강에 긍정적인 자극이 됩니다. 유산소 운동은 복잡하지 않지만, 뇌의 회복과 유지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땀이 날 정도로 숨이 차는 활동은, 뇌 속 깊은 곳까지 살아있는 에너지를 공급해줍니다.
복합 운동과 코디네이션 훈련, 뇌 연결망을 자극하다
유산소 운동 외에도 신체 조정 능력과 사고력을 동시에 자극하는 복합 운동은 뇌 연결망을 자극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댄스, 탁구, 테니스, 요가, 필라테스 등은 리듬, 균형, 집중, 공간 인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뇌의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킵니다.
예를 들어 음악에 맞춰 동작을 기억하고 따라야 하는 댄스는 운동 능력과 함께 인지능력, 기억력, 감정 표현까지 자극합니다. 실제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댄스를 꾸준히 한 그룹이 단순 걷기 운동을 한 그룹보다 인지 기능이 더 오래 유지되었다는 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특히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동작뿐 아니라 변화가 있는 동작, 패턴을 익히는 활동은 뇌 회로망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몸을 쓰되, 머리를 같이 써야 뇌에 진짜 자극이 됩니다.
브레인 피트니스,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브레인 피트니스는 전문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따라야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일상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 그리고 몸과 뇌가 함께 깨어 있도록 자극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계단을 오를 때 한 번 더 주변을 살펴보거나, 산책 중 간판의 글자를 기억해보는 식의 작은 훈련도 뇌 자극 활동이 됩니다.
또한 요즘에는 VR 게임, 인지훈련 앱, 균형 자극 게임 등 뇌와 신체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디지털 운동 도구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어, 집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연령이나 체력보다 자기 수준에서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생활 습관입니다. 치매는 갑자기 찾아오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한 걸음 더 움직이고, 한 생각 더 했는지가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입니다.
